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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극복 '웨어러블 로봇' 대회 세계 1위 출사표
KAIST, 사이배슬론 2020 출정식 개최
2019년 06월 24일 오후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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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하반신 전신마비 장애인이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있도록 만드는 '웨어러블 로봇' 세계 대회에 KAIST팀이 우승을 목표로 출사표를 던졌다.
24일 KAIST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엔젤로보틱스 대표)팀은 일명 사이보그 올림픽이라 불리는 ‘사이배슬론 2020 국제대회’에 도전하기 위한 출정식을 가졌다. 2016년 열린 1회 대회에서 착용형 외골격로봇(웨어러블 로봇) 종목 3위에 올랐던 공경철 교수 팀은 내년 5월 스위스에서 열리는 2회 대회에는 우승을 목표로 도전한다.

사이배슬론(Cybathlon)은 인조인간을 뜻하는 사이보그(cyborg)와 경기를 의미하는 애슬론(athlon)을 합성해 만든 단어로, 신체 일부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로봇과 같은 생체 공학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미션 수행을 겨루는 대회다. 2016년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교(ETH)가 대회를 창설했다.

대회는 ▲사지마비 장애인이 생각만으로 컴퓨터 속 아바타를 조종하는 경기인 '뇌-기계 인터페이스' ▲완전마비 장애인의 다리에 전기 자극을 주어 실행하는 '전기자극 자전거' ▲절단 장애인이 의수를 작용하고 일상생활의 동작을 수행하는 '로봇의수' ▲절단 장애인이 의족을 착용하고 도전적인 장애물을 통과하는 '로봇의족' ▲완전마비 장애인이 로봇을 착용하고 도전적인 장애물을 통과하는 '착용형 외골격로봇(웨어러블 로봇)' ▲완전마비 장애인이 휠체어를 타고 계단 등 장애물을 통과하는 '전동 휠체어' 등 6개 종목으로 열린다.

사이배슬론 경기 종목. (오른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의족', '웨어러블 로봇', '전동 휠체어', '의수', '전기자극 자전거', '뇌-기계 인터페이스' [KAIST]
공 교수 팀이 개발한 ‘워크온슈트’는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보행보조 로봇으로 사람의 다리 근육 구조를 모방해 설계됐다. 지난 대회에서는 로봇을 착용한 선수가 앉고 서기, 지그재그 걷기, 경사로를 걸어 올라 닫힌 문을 열고 통과해 내려오기, 징검다리 걷기, 측면 경사로 걷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총 6개의 코스 중 5개를 252초의 기록으로 통과했다.

2회 대회는 그동안 발전한 기술 수준을 반영해 코스의 난이도가 높아졌다. 공 교수는 이를 위해 대형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지마비 장애인이 사용할 외골격로봇 개발과 대회 준비에 나섰다.

사이배슬론 웨어러블 로봇 종목의 미션 구성.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 앉기
/서기, 제자리에서 물컵 정리하기', '장애물 지그재그 통과', '불균형 험지', '계단 오르내리기', '18도 옆경사로 걷기', '20도 경사로 올라 문열고 통과하기' [KAIST]

공경철 교수와 나동욱 교수(세브란스 재활병원)가 공동으로 창업한 엔젤로보틱스가 로봇기술을 담당하고 사람의 신체와 맞닿는 부분에 적용될 기술은 재활공학연구소가 개발한다. 완성된 로봇을 선수에게 적용하는 임상 훈련은 세브란스 재활병원이 맡았다. 이 외에도 영남대학교·국립교통재활병원·선문대학교·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스톡스 등이 참여한다.

컨소시엄의 총괄책임자인 공경철 교수는 “각 분야에서는 이미 세계 최고의 기술들이다. 이들을 잘 모으기만 해도 세계 최고의 로봇이 탄생할 것이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년 대회를 겨냥해 새롭게 제작되는 ‘워크온슈트4.0’은 완벽한 개인 맞춤형으로 양팔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다. 목발을 짚지 않고 설 수 있어야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제자리에 선 채 물컵 정리'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지난 대회에서는 목발을 짚거나 난간을 잡는 등 온전히 두 발로만 서서 견디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이런 미션을 수행함으로써 '걷는 것' 만큼 중요한 '서 있기'를 가능하게 하고 실제 장애인들의 필요를 더욱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날 열린 출정식에는 지난 대회에 출전했던 김병욱(45세) 선수가 ‘워크온슈트’를 착용하고 시연을 선보였다. 김 씨는 98년 뺑소니 사고로 하반신 전체가 마비되는 장애를 얻어 20년 가까이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해 왔다. 지난 2015년 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재활의료진의 소개로 공경철 교수 연구팀에 합류한 뒤 약 5개월 간에 걸친 훈련 끝에 로봇을 입고 두 다리로 걸어 국제대회 3위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대회에서는 김 씨가 공 교수 연구팀의 유일한 선수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세브란스 재활병원·재활공학연구소·국립교통재활병원에서 각각 선발한 총 7명의 선수 후보가 준비한다. 모든 선수에게 개인 맞춤형으로 제작된 워크온슈트4.0을 지급해 보행 훈련을 진행한 뒤, 올해 11월에 대회에 출전할 선수 1명과 보궐 선수 1명을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사이배슬론 선수 김병욱 씨가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을 위해 개발된 보행보조로봇 워크온슈트를 착용하고 계단을 오르는 시연을 하고 있다.[KAIST 제공]


김병욱 씨는 “내부 경쟁이 생겨서 부담이 많이 커졌지만 여러 사람과 이 로봇의 혜택을 공유할 수 있어서 좋다. 여러 사용자의 목소리가 모아지면 로봇도 그만큼 더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출정식에는 김병욱 씨를 포함해 정우진(52세), 조영석(52세), 이종률(48세), 김상헌(36세), 김승환(32세), 이주현(18세) 씨 등 총 7명의 선수 후보와 가족, 40여 명의 연구팀이 참여해 내년 5월까지 계속될 긴 여정의 출발을 함께하며 결의를 다졌다.

'사이배슬론 2020'에 참여할 선수 후보들이 출정식에서 결의를 다졌다.[KAIST]


내년 대회에 참여할 로봇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다. 로봇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자들의 관심은 물론이고 정부기관· 병원·일반 대중의 관심도 매우 커졌다는 것이 공 교수의 평이다.

출정식에 참여한 정양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장은 격려사를 통해 “장애인을 위한 로봇기술 개발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할 분야이며, 사이배슬론 대회 출전뿐만 아니라 로봇을 상용화하는 단계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사람을 위한 로봇기술은 KAIST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인 도전·창의·배려를 가장 잘 표현하는 기술이며 앞으로도 KAIST는 약자를 위한 기술 개발에 전폭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이배슬론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로봇기술들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자리로, 단순한 대회를 넘어서 연구개발자들이 도전해야 할 가치와 목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순위 경쟁 이상의 의미를 인정받고 있다.

공경철 교수는 “대회에서 제시하는 미션들은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동작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대회 코스만 충실히 따라가도 실제 장애인 사용자들을 위한 기술다운 기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 교수는 이어 “순위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있는 그대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보여주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사이배슬론 2020'은 미국, 독일, 스위스, 일본 등 25개국에서 66개 팀이 참여해 내년 5월 2일(예선)과 3일(결선) 스위스 클로텐시 소재의 '스위스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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